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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행전

사도행전 6장 3절

​형제들아 너희 가운데서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칭찬 받는 사람 일곱을 택하라 우리가 이 일을 그들에게 맡기고

사도행전 6장 3절

교회에 필요한 임파워링 리더십

20251215

공동체 안에서 일어난 섬김과 구제의 불공평에 대해서 사도들은 적극적으로 해결을 시도합니다. 그런데 그들의 해결이 독특합니다. "형제들아 너희 가운데서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칭찬 받는 사람 일곱을 택하라 우리가 이 일을 그들에게 맡기고"(3). 사도들은 일을 직접 지시하고 관리, 감독하는 게 아니라 아예 맡깁니다. 사람을 택하는 것도, 갈등을 해소하고 바르게 일처리를 하는 것도 모두 공동체에게 내어줍니다. 수직적이고 제왕적인 리더십을 추구하는 현대 교회가 따라야 할 성경적 리더십이 이것입니다. 

기독교 리더십의 대가로 손꼽는 존 맥스웰은 자신의 여러 저서에서 반복적으로 권한위임과 권한부여를 강조합니다. 권한위임(delegation)은 해야 할 일을 넘겨주는 것을 뜻합니다. 권한부여(empowerment)는 이보다 큰 개념으로, 그 일에 대해서 관리자의 승인이 없어도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것을 뜻합니다. 이 둘은 비슷하면서도 다른데, 어떤 일을 맡기되 승인과 감독을 여전히 리더가 갖고 있는 것이 권한위임이라면, 그 일에 대한 결정과 관리, 결과까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아예 리더십을 내어주는 것이 권한부여입니다. 보편적으로 권한부여로 조직은 직임과 직책을 부여하는데, 이는 수직적입니다. 반면 임파워링, 즉 권한부여는 수평적 리더십을 지향합니다. 맡겨준 일에 대해서 오롯이 그 결정과 관리를 인정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인사권과 결재권의 부여입니다. 사회학적으로 권한부여가 매우 뛰어난 결과를 준다는 것은 이미 오래 전에 입증되었습니다만, 유독 교회는 여전히 수직적 권력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초대교회와는 전혀 다른 양상입니다. 물론 신앙 공동체가 조직화 되고 제도화 되는 모습이 바울 서신에도 나옵니다만, 기본적으로 성경은 수평적 리더십을 전제로 합니다. (몸의 비유가 그러합니다) 오늘날 믿음의 성도가 고민해야 할 것이 이것입니다. 성경적 가치와 달라지고 있는 교회 내 권력구조와 의사결정 구조를 어떻게 올바른 방법으로 바꾸고 고쳐가야 할 것인가? 사도행전은 그 길을 보여줍니다. 신앙 공동체에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구조적인 불균형과 불평등이 나타났습니다. 헬라파 과부들이 반복적으로 구제 대상에서 누락된 것입니다. 아마도 지속적인 일들이어서 문제제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를 해결하고 바르게 잡아가는 사도들은 놀랍게도 먼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합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다음의 행동입니다. 말 뿐이 아니라, 사도들은 자신들의 권한을 포기하고 새로운 권한을 부여합니다. 이때 주목해야 할 것이 여기입니다. "일곱을 택하라" 사도들은 인사결정권을 쥐고 흔들지 않았습니다. 그것까지도 공동체에 맡깁니다. 이것이 바로 임파워링입니다. 인사권과 결재권까지 모두 내어줍니다. 당시 사도들의 위상을 고려한다면, 이는 엄청난 자기 포기이며 공동체 신뢰입니다. 초대교회의 순전한 신앙의 핵심에 이런 자기포기, 권한부여가 있습니다. 오늘날 교회는 어떠한지 우리는 진지하게 고민하고 도전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맡겨 놓으십시오. 신뢰를 전하고 나타난 결과에 대해서 수평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신앙의 태도입니다. 강요하고 강제해 봐야 반발과 저항이 거세질 뿐입니다. 아니면 핑계만 늘어납니다. 그러니 신뢰로, 사랑으로 범위를 정해 나누고, 서로를 존중하는 수평적 관계를 맺는다면 좋겠습니다. 연말이라 교회는 분주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너를 세우는 일들이 필요합니다. 사도들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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